천연 소화제, 배
배는 천연소화제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습니다. 배를 뜻하는 한자어 '이(利)'는 건강에 매우 이롭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예로부터 배나무가 500년 이상 사는 것을 보고, 장수와 건강, 희망 등을 상징하는 과일로 칭송되어 왔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예로부터 해소나 천식 등 호흡기 질환을 다스릴 뿐 아니라, 변비나 이뇨, 갈증, 그리고 원기 회복 등에 도움이 된다며 약재로 활용해 왔습니다. 배에 수분이 풍부하고 성질이 차며 달아서 폐에 윤기를 줄 뿐 아니라 가래를 삭여주는 효능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자주 복용하면 열로 인한 기침이나 갈증, 그리고 열병을 앓아서 체내 수분 손실이 클 때 진액을 보충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한의학에서 배는 몸에 건조함을 풀어주고 열을 내려줄 뿐만 아니라 소화를 도와주고 변비에도 효과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배에는 특히 단백질 분해효소가 있어 고기 절일 때 썰어 넣거나 고기 먹은 후에 후식으로 배를 먹으면 소화에 더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 그래서 옛 선인들이 고기 먹고 체했을 때 배 술을 먹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또한 간 기능을 원활히 하여 숙취도 풀어주므로 술 마시기 전후에 먹으면 효과를 볼 수 있고, 간장 기능이 떨어져 있거나 간암 환자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발암물질을 밖으로 배출시켜 암을 예방하는데도 효과가 있다고 연구 보고되었습니다. 또한 강한 알칼리성 성질로 혈액을 중성으로 유지해 주므로 건강을 관리해 주는데도 훌륭한 식품입니다.
그럴 뿐만 아니라, 배에 풍부한 소화효소로 인해 우리 몸속의 비장(脾臟) 기능을 원활히 해주므로 면역력도 증강해줍니다. 배에 많이 들어있는 팩틴 성분이 바로 변비를 해소해 줄 뿐 아니라,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줄여주고 혈압을 내려주어 진정시키는 작용도 있어 대사질환, 고혈압이나 심장병 환자들이 많이 먹으면 안정을 되찾을 수도 있습니다. 외용으로 종기의 근을 빼낼 때, 생배를 썰어 환부에 붙이면 종기의 뿌리가 빠지면서 아물게 되므로 민간에서 예전에는 많이 응용하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배 자체의 성질이 차가워서 비 위장이 냉한 사람은 많이 먹으면 좋지 않습니다. 특히, 대변이 묽거나 설사를 자주 하는 사람, 속이 냉하여 구토하는 경우 등은 피해야 합니다. 또한 에는 쇠붙이에 다쳤을 때나 출산한 산모의 속을 냉하게 할 수 있으므로 많이 먹어서는 안 된다고 전하니 주의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배는 풍열을 풀어주고 갈증을 해소합니다.
배는 맛이 단데, 배의 당분은 과당이 대부분입니다. 또 약간 시기도 하지요. 사과산을 주로 한 주석산, 소량의 구연산 등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배는 성질은 차며, 독이 없습니다.
에는 "열을 없애며, 가슴이 답답한 것을 멎게 하고 풍열과 가슴속에 뭉친 열을 풀어준다."고 했습니다. 또 "열에 의한 해수에 주로 쓴다"고 했으며 "중풍으로 목이 쉬어 말을 못 하고 번열이 나는 것을 치료하는데, 풍병이 있는 사람이 배를 적당량 먹으면 10여일이 지나면 곧 낫는다."고 했습니다.
또 "소갈(당뇨병류)을 멎게 합니다. 특히 심장에 열이 있어서 나는 갈증을 잘 치료한다."고 했으며, 특히 "술을 마신 뒤의 갈증을 치료하는 데 더욱 좋다"고 했습니다.
또한 기침이나 가래가 오래갈 때 배를 갈아 마시거나 배에 꿀을 넣고 쪄서 먹으면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배를 파내고 찌는 과정이 번거롭다면 그냥 즙을 내세요. 배 1개를 곱게 갈아 즙을 낸 다음 꿀을 섞어서 마시면 됩니다.
<잘 맞는 음식 궁합>
배와 무
배와 무를 요리할 때 배합하면 좋습니다. 에는 "배를 무와 함께 쌓아 저장하거나 꼭지를 깎아 낸 배를 무위에 저장하면 일 년 동안 저장해도 썩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배와 후추
배와 후추를 배합하면 갑자기 나는 기침에 좋습니다. 배 한 개에 50개의 구멍을 내고 매 구멍마다 후추 1알씩 넣은 다음 밀가루 반죽으로 싸 발라서 구운 후 식혀서 후추는 버리고 드세요.
배와 꿀
배와 꿀을 배합하면 가래가 나오는 기침을 하며 숨이 차는 데 좋습니다. 목이 아프고 열이 날 때도 좋습니다. 씨를 뺀 배 속에 꿀을 넣고 굽거나 쪄서 드세요. 번갈이 심할 때는 배즙을 꿀에 달여 병에 넣어 두고 수시로 물에 타드세요.